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비교

회사가 운용할지, 내가 직접 운용할지에 따라 퇴직 후 받는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제도가 어디서 왔고 어떤 위험을 누가 지는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한눈에 보기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회사가 쌓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주는 대신,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 두었다가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DB형은 받을 금액이 먼저 정해지고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며, DC형은 넣을 금액이 먼저 정해지고 운용 책임이 근로자에게 넘어갑니다. 이 글에서는 제도의 기원, 구조 차이, 숫자로 보는 가상 비교, 그리고 DC형의 위험을 보여 준 실제 사례를 다룹니다.

어디서 시작됐나: 두 제도의 배경

확정기여형 연금의 대표 격인 미국의 401(k)는 1978년 11월 6일 제정된 세입법(Revenue Act)의 내국세입법 401(k)항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위키백과 기준). 처음에는 세금 이연 규정에 가까웠는데, 이후 일부 기업이 이를 퇴직저축 계획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테드 베나(Ted Benna)가 자신이 일하던 회사에서 초기 401(k) 계획 중 하나를 만든 것으로 소개됩니다. 한국에서는 2005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퇴직연금제도를 퇴직급여제도의 한 유형으로 통합해 규정했고, 이를 DB형과 DC형으로 나눈 것으로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2005년 8월호)가 설명합니다. 두 제도의 기원은 다르지만, 누가 운용 위험을 지는가라는 같은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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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급여형(DB)이란?

퇴직 시 받을 급여액이 근속연수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미리 정해지고, 회사가 그 재원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금액이 "평균임금 × 근속연수" 공식으로 미리 정해져 있는 제도입니다. 회사는 이 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사외에 적립금을 쌓아두고 직접 운용하며, 운용 성과가 좋든 나쁘든 근로자가 받는 퇴직급여 금액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운용의 책임과 위험을 회사가 부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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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기여형(DC)이란?

회사가 매년 임금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 개인 계좌에 납입하고, 그 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상품을 골라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은 회사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일정 비율(통상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명의의 개인 계좌에 납입해주는 방식입니다. 이후에는 근로자가 예금, 채권형·주식형 펀드, ETF 등 다양한 운용상품 중에서 직접 선택해 운용하고, 그 운용 성과(수익 또는 손실)가 그대로 퇴직급여 금액에 반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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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책임과 위험을 누가 지느냐가 가장 큰 차이입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위험을 떠안고, DC형은 근로자 본인이 운용 위험을 떠안습니다.

DB형에서는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다 손실이 나더라도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 금액은 변하지 않으며, 부족분은 회사가 추가로 채워 넣어야 합니다. 반면 DC형에서는 근로자가 고른 상품의 운용 성과가 그대로 본인의 퇴직급여가 되기 때문에, 운용을 잘하면 DB형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나면 원래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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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상승률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집니다

앞으로 임금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DB형이, 임금 상승이 완만하거나 투자 수익을 기대한다면 DC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DB형은 퇴직 직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근속 기간 동안 임금이 많이 오를수록 최종 수령액도 함께 커지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DC형은 매년 그 해 임금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이 적립되므로, 임금 상승 효과보다 운용 수익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습니다. 따라서 임금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근로자는 DB형이, 이직이 잦거나 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노리는 근로자는 DC형이 유리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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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지시 변경과 이전의 유연성

DC형은 정기적으로 운용상품 구성을 바꿀 수 있고, 이직 시 개인형 IRP 계좌로 옮겨 계속 운용할 수 있습니다.

DC형 가입자는 통상 분기 등 일정 주기로 운용지시를 변경해 자산 배분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이직할 때는 그동안 쌓인 적립금을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이전해 계속 운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DB형도 이직 시 IRP로 이전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재직 중에는 근로자가 직접 운용 방식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DC형과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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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형을 선택하면 좋을까요?

회사의 재무 안정성, 남은 근속연수, 투자에 대한 관심과 지식 수준을 함께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많은 회사가 DB형과 DC형 중 하나를 근로자가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년까지 오래 근무할 계획이고 임금 상승이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안정적인 DB형을, 투자에 관심이 있고 장기적인 운용 수익을 기대한다면 DC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므로 특정 유형이 항상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개인의 상황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눈에 비교

구분DB형DC형
퇴직 시 받는 금액평균임금 × 근속연수 기준으로 사전에 정해짐적립금 + 운용 손익으로 결정
운용 주체회사(사외 적립)근로자 본인
운용 위험 부담회사근로자
회사 납입부담금을 적립해 지급 재원 확보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임금 상승 영향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크게 연동매년 임금 기준으로 납입,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음
회사가 어려워지면사외 적립금 범위 안에서 보호(적립 현황 확인 필요)본인 계좌에 적립된 금액이 기준

DB형의 최소적립 비율은 시행령에서 하한을 두고 시행규칙에서 구체 비율을 정하는 구조이며, 시기에 따라 바뀌어 왔습니다. 현재 적용 비율은 고용노동부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세요.

직접 계산해 보기: 같은 직장, 다른 결과

아래는 가상 예시입니다. 20년 근속, 첫해 월 평균임금 400만 원(연 4,800만 원)이라고 가정하고, 퇴직금은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단순화했습니다. DC형은 매년 연간 임금의 12분의 1을 연초부터 납입하고 연 수익률이 일정하다고 가정했습니다. 세금과 수수료는 제외했습니다.

연 임금상승률DB형(퇴직 직전 평균임금 기준)DC형(수익률 0%)DC형(수익률 연 3%)
0%8,000만 원8,000만 원약 10,748만 원
3%약 14,028만 원약 10,748만 원약 14,028만 원
5%약 20,216만 원약 13,226만 원약 16,944만 원

임금이 해마다 5%씩 오르는 경우 DB형이 20,216만 원으로 가장 큽니다. DC형이 연 3% 수익을 내더라도 16,944만 원에 그칩니다. 반대로 임금이 오르지 않고 DC형 운용이 3%라면 DC형이 DB형보다 많습니다. 현실의 임금과 수익률은 일정하지 않고, DB형도 회사 규정이나 중간 정산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표는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계산입니다.

실제 사례

사례 1. 회사 주식에 몰아 넣었던 엔론 직원들의 401(k) (2001년)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은 2001년 말 파산했습니다. 위키백과 엔론 스캔들 문서에 따르면 약 1만 5천 명 직원의 저축 계획 자산의 약 62%가 엔론 주식에 의존했고, 주가는 2001년 11월 28일 종가 0.61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80만~90만 달러를 잃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고용과 퇴직저축이 같은 회사에 묶여 있으면, 회사가 흔들릴 때 일자리와 노후 자산이 한꺼번에 위험해집니다. 이 사례는 401(k)라는 미국의 DC 성격 제도에서 일어난 일이며 한국 제도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DC형에서 운용 선택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고, 한 자산에 집중하는 위험이 크다는 교훈은 공통입니다.

사례 2. 제도 도입으로 본 구조 변화: 한국의 퇴직연금 도입 (2005년)

한국에서는 회사가 내부에 쌓아 두던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퇴직연금을 퇴직급여제도의 한 유형으로 통합 규정하고 DB형과 DC형으로 구분한 것이 이 변화입니다(노동리뷰 2005년 8월호 기준). 이로써 회사가 어려워져도 일정 부분이 사외에 보전되는 구조가 마련됐습니다. 구체적인 시행일과 개정 연혁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선택 전 체크리스트

흔한 오해와 정정

한계와 더 알아볼 점

위의 계산은 수수료·세금·중도인출·임금피크 등을 반영하지 않았고, 현실의 수익률은 해마다 다릅니다. 제도별 세제 혜택, 수령 방식, 법 개정에 따른 의무화 범위는 시기에 따라 바뀌므로 최신 내용은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DB형과 DC형 사이의 선택 가능 여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퇴직 후 연금 계좌 이전이 궁금하다면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적립금을 어떻게 이전받는지 궁금하다면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개설하는 방법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이 페이지는 DB형·DC형 퇴직연금의 일반적인 구조를 소개하는 교육용 콘텐츠이며,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회사별 세부 규정과 급여 규정, 관련 법령은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재직 중인 회사의 인사 담당 부서나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DB형과 DC형을 나중에 바꿀 수 있나요?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경우 일정 조건 아래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번 전환하면 다시 DB형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DB형 퇴직급여도 못 받을 수 있나요?

DB형은 법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사외에 적립하도록 되어 있어 회사가 어려워지더라도 일정 부분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적립 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회사의 퇴직연금 적립 현황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DC형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회사가 보전해 주나요?

아닙니다. DC형은 회사가 정해진 부담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책임이 끝나고, 이후의 운용 손익은 근로자 본인의 계좌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DC형 회사 부담금의 최소 기준은 얼마인가요?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납입하는 것이 기본 기준입니다. 회사 규정에 따라 더 높을 수 있으니 규약을 확인하세요.

DB형 가입자는 운용에 아예 관여할 수 없나요?

재직 중에는 근로자가 운용 방식을 직접 선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신 회사가 적립과 운용 책임을 지며, 받게 될 금액은 평균임금과 근속연수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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