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 용어 완전정복

같은 문장도 서체와 간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용어의 뜻뿐 아니라 어디서 생긴 말인지, 읽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확인해 봅니다.

한눈에 보기

타이포그래피는 글자를 읽기 좋고 의도에 맞게 배열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서체의 갈래(세리프·산세리프·모노스페이스·스크립트·디스플레이)와 글자 사이·줄 사이·글자 높이를 다루는 용어(커닝·행간·x-높이)를 8개 카드로 정리하고, 각 말의 기원과 읽기 연구, 웹에서 쓰는 방법까지 이어서 설명합니다.

서체와 글꼴, 그리고 분류의 기준

라틴 문자 계열 서체는 크게 로만, 블랙레터, 게일릭으로 나뉘고, 로만은 다시 세리프, 산세리프, 장식체, 스크립트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인 분류입니다. 모노스페이스는 이 분류와 별개로 글자 폭 방식에 따른 구분입니다. 아래 카드는 이 갈래와 간격 용어를 정리한 것입니다.

🔤

세리프체

획의 끝에 작은 삐침(세리프)이 있는 서체입니다. 세리프는 로마 시대 비문 글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책이나 신문 본문에 널리 쓰입니다. 인쇄물에서는 읽기 쉽다는 서술이 많지만, 화면에서는 작은 크기에서 삐침이 잘 표현되지 않는 한계가 있습니다.

🔤

산세리프체

삐침 장식이 없는 서체로, 프랑스어 sans(없이)에서 온 이름입니다. 최초의 산세리프 디자인은 1816년 윌리엄 캐슬론 4세가 선보인 것으로 설명되며, 처음에는 "그로테스크" 같은 이름으로 낮춰 불렸습니다. 화면에서 널리 쓰이지만 고해상도 화면에서는 이런 구분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

모노스페이스체(고정폭체)

모든 글자가 같은 가로 폭을 차지하는 서체로, 원래 타자기에서 쓰이던 방식입니다. 글자가 세로로 줄지어 맞는 장점 때문에 코드 편집기, 표 모양의 일반 텍스트, 터미널에서 쓰이고 비슷한 글자를 구분하기 쉽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한글·한자 같은 CJK 글꼴에는 이 정의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스크립트체(필기체)

손글씨처럼 글자가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서체로, 청첩장이나 감성적인 디자인에 자주 활용됩니다. 스크립트체는 세리프·산세리프보다 읽기 어렵다고 평가되어 긴 본문에는 대체로 피합니다.

🔤

디스플레이체(장식체)

본문용이 아니라 제목이나 로고처럼 시선을 끌어야 하는 곳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개성이 강한 서체입니다. 작은 크기나 긴 글에서는 읽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쓰임을 구분해야 합니다.

🔤

커닝

글꼴 안의 특정 글자 쌍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일정한 범위의 글자 간격을 균일하게 늘리거나 줄이는 자간 조정(트래킹)과 구분됩니다. AV, VA처럼 어울리게 붙여야 하는 글자 쌍이 대표 예이고, 간격이 좁으면 r과 n이 m처럼 보이는 문제도 생깁니다. 웹에서는 CSS font-kerning 속성 등으로 제어합니다.

🔤

행간(리딩)

줄과 줄 사이의 수직 간격입니다. 이름은 활판 인쇄에서 줄 사이에 끼우던 납 조각(lead)에서 왔습니다. 전통적으로 리딩은 글자 크기와 줄 간 거리의 차이이고, CSS의 line-height는 줄 높이 전체이므로 둘은 정확히 같은 값이 아닙니다.

🔤

x-높이

기준선에서 소문자 x의 윗선까지의 높이입니다. 같은 포인트 크기라도 x-높이가 다르면 글자의 크기감이 달라 보입니다. 캡션처럼 작은 글자용 서체는 x-높이를 크게 잡는 경우가 많지만, 지나치게 높으면 단어의 모양이 비슷해져 오히려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세리프의 네 갈래

세리프체는 등장 시기와 특징에 따라 다음처럼 나누어 설명됩니다(위키백과 기준).

갈래등장 시기특징
올드 스타일1465년경부터굵고 가는 획의 대비가 낮고 기울어진 강세, 곡선형 삐침
트랜지셔널18세기 중반~19세기 초올드 스타일보다 대비가 뚜렷하고 수직 강세, 공 모양 끝
디돈18세기 후반굵은 획과 가는 획의 극단적 대비, 매우 얇은 삐침
슬랩 세리프1817년경부터두꺼운 판자 모양 삐침, 원래는 포스터용

실제 사례 세 가지

사례 1. 삐침은 어디서 왔을까: 로마 비문과 세리프의 기원 (역사의 사례)

'세리프'라는 단어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serif를 1830년, sans serif를 1841년으로 기록하며 serif가 sanserif에서 거꾸로 만들어진 말일 수 있다고 봅니다. 웹스터 사전은 네덜란드어 schreef(선, 획)와 연결짓습니다. 삐침 자체는 돌에 새긴 로마 비문 글씨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장 널리(전부는 아니지만)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에드워드 카티치가 1968년 책에서 편 주장입니다. 글자를 먼저 돌 위에 붓으로 쓴 뒤 석공이 그 붓 자국을 따라 새겼고, 붓이 획의 끝과 모서리에서 퍼지는 모양이 삐침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설로는 줄 끝을 다듬으려 정으로 새긴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배울 점은 서체의 모양에는 장식이 아니라 도구와 재료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기원에 대한 설명에는 학설이 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례 2. 삐침을 없앴더니 '괴상한' 글씨가 되었다: 최초의 산세리프 (이름의 사례)

위키백과 기준으로 최초의 산세리프 디자인은 1816년 윌리엄 캐슬론 4세가 선보인 것입니다. 이 초기 서체는 슬랩 세리프에서 삐침을 떼어낸 듯한 모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서체를 '그로테스크'나 '고딕'이라 부르며 깎아내렸지만, 19세기 말에 이르면 중립적인 용어로 바뀌었습니다. 이 흐름은 현재 산세리프가 '현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인상으로 쓰이는 것과 대비됩니다. 배울 점은 서체에 붙은 인상(전통적/현대적)이 서체 자체가 아니라 시대의 사용 방식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사례 3. 세리프가 읽기에 더 좋은가: 상반된 연구들 (가독성 논쟁의 사례)

인쇄 분야에서는 세리프가 읽기 쉽다는 서술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콜린 윌던의 연구(1982~1990)는 산세리프로 조판한 본문이 독해를 어렵게 한다고 보고했고, 캐슬린 틴켈은 대부분의 산세리프가 약간 덜 읽기 쉬울 수는 있어도 조판을 잘하면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화면에서는 일반적으로 산세리프가 읽기 쉽다고 여겨지며, 어떤 연구는 산세리프 단어가 약간 더 빨리 인식된다고 했고 다른 연구는 화면에서 세리프가 더 읽기 쉬웠지만 선호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약 9~20픽셀 정도의 작은 크기에서는 삐침이 잘 표현되지 않는 것이 웹에서 산세리프를 많이 쓰는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되고, 300dpi 이상의 고해상도에서는 이 조언이 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배울 점은 '세리프는 인쇄용, 산세리프는 화면용'이라는 공식이 절대 규칙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라는 것입니다.

글자 사이와 줄 사이, 높이 다루기

직접 해보기: 웹에서 간격 조절하기

흔한 오해와 정정

한계와 더 알아볼 점

가독성 연구는 언어, 글자 크기, 화면 해상도, 독자의 익숙함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며, 위의 수치(예: 20~45%)는 특정 전문가의 권고이지 보편 법칙이 아닙니다. 이 글은 라틴 문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 용어를 소개한 것이므로 한글 조판의 세부 규칙은 별도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명 서체의 역사도 궁금하다면

헬베티카, 타임즈 뉴 로먼 같은 유명 서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명한 서체(폰트)의 역사도 확인해보세요. 디자인 도구 활용은 캔바 디자인 기초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본문에는 세리프체와 산세리프체 중 무엇이 더 좋나요?

인쇄물에는 전통적으로 세리프체가, 화면 디스플레이에는 산세리프체가 가독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답은 없으며 디자인 의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닝과 자간은 같은 개념인가요?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자간은 모든 글자 사이의 간격을 동일하게 조정하는 것이고, 커닝은 특정 글자 쌍의 간격만 개별적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행간'이라는 말이 왜 납과 관련이 있나요?

영어 leading은 활판 인쇄에서 줄 사이에 끼우던 얇은 납 조각에서 온 말이며, 이런 방식은 18세기에 널리 퍼졌습니다.

코드를 쓸 때 모노스페이스체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자 폭이 같아 줄이 세로로 맞고, 비슷한 기호를 구별하기 쉽다는 점이 장점으로 설명됩니다. 대부분의 코드 편집기가 기본 글꼴로 모노스페이스를 씁니다.

스크립트체를 본문에 써도 되나요?

스크립트체는 세리프나 산세리프보다 읽기 어렵다고 평가되어 본문에는 대체로 피합니다. 제목이나 초대장처럼 짧은 글에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