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방식과 누가 이름을 붙이는가
위 카드가 제도의 항목을 하나씩 설명했다면, 이 부분은 전체 흐름을 이어 봅니다. 회원국이 낸 이름은 28개씩 5개 조로 나뉘어 1조부터 5조까지 쓰이고, 140개를 모두 쓰면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름은 연도와 상관없이 순서대로 이어지며, 제출국 영문 이름의 알파벳순 배열을 따릅니다. 이름을 붙이는 기관은 일본 기상청(RSMC 도쿄)이고, 태풍이 열대폭풍 세기에 이르면 국제 이름이 부여됩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자국 책임 해역에서 따로 이름을 붙이기 때문에, 한 태풍이 두 개의 이름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름 제출은 1998년 태풍위원회 작업반에서 회원국마다 10개씩 내기로 정해졌다고 위키백과는 전합니다. 이 때문에 한 바퀴가 도는 기간은 일정하지 않고, 그해 발생한 이름 붙은 태풍의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도 변화 한눈에 비교
| 구분 | 1999년까지 | 2000년부터 |
|---|---|---|
| 이름을 정하는 주체 | 미국이 정한 이름 사용 | 태풍위원회 회원국 14개국이 제출 |
| 이름의 성격 | 미국 기관이 사용한 이름 | 회원국의 언어와 문화가 담긴 이름 |
| 이름 수 | - | 140개(14개국 x 10개), 28개씩 5개 조 |
| 국제 이름 부여 기관 | - | 일본 기상청(RSMC 도쿄) |
한국이 제출해 사용하는 이름은 기상청 보도자료(2024년)에 따르면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호두, 제비, 너구리, 개나리, 고사리, 독수리입니다. 북한 제출 10개와 합치면 한글 이름은 20개입니다.
실제 사례 세 가지
사례 1. 이름이 삭제된 첫 한국 사례: 2002년 태풍 루사
2002년 8월 23일 괌 동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루사는 8월 31일 오후 전남 고흥반도로 상륙했고, 이동이 느려 약 18시간 동안 한반도 내륙에 머물렀습니다(위키백과 기준). 강릉의 8월 31일 일강수량 870.5mm는 우리나라 관측 역대 1위로 기록되었고, 사망·실종 246명, 재산 피해는 약 5조 3천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태풍위원회는 2004년 3월 1일 루사의 이름을 삭제하고 누리로 대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사는 말레이시아가 제출한 이름으로 사슴을 뜻합니다. 배울 점은 이름 삭제가 이름이 "나쁘다"는 판단이 아니라, 큰 피해를 입은 나라가 그 이름의 재사용을 원하지 않을 때 이뤄지는 절차라는 것입니다.
사례 2. 관측 장비의 한계까지 드러낸 2003년 태풍 매미
매미는 2003년 9월 12일 오후 8시 20분경 경남 사천 부근으로 상륙했습니다(후속 분석에서 상륙 지점을 고성 쪽으로 본 자료도 있습니다). 제주와 고산의 순간 최대풍속 60.0m/s가 공식 기록인데, 당시 풍속계의 측정 한계가 60m/s였기 때문에 실제 값은 더 컸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사망·실종은 132명이고 재산 피해는 자료에 따라 약 4.2조~4.7조 원으로 서로 다르게 적혀 있어 정확한 값을 하나로 말하기 어렵습니다(위키백과 기준). 세기 평가도 기관마다 달라서, 한국과 일본의 분석이 최대 55m/s 안팎인 데 비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75m/s에 중심기압 885hPa로 추정했습니다. 이 차이는 분석 방법과 평균 시간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매미는 2005년 하노이 총회에서 삭제가 결정되어 무지개로 교체되었고, 무지개 역시 2015년 피해로 삭제되어 수리개가 뒤를 이었습니다.
사례 3. 2024년 기상청이 알린 대규모 교체
2024년 5월 기상청은 큰 피해를 준 태풍 이름 9개가 삭제되고 새 이름으로 바뀐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제출한 이름 가운데 메기는 고사리로, 노루는 호두로, 힌남노는 옹망으로 바뀌었고 북한이 제출했던 날개는 잠자리로 교체되었습니다. 교체 절차는 삭제된 이름을 냈던 회원국이 후보 3개를 제출하면 총회에서 발음과 의미를 검토해 1개를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름 교체는 드문 일이 아니며, 같은 나라의 이름이 연달아 교체되기도 합니다.
위키백과의 퇴역 이름 목록에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 대표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태풍(연도) | 교체된 이름 |
|---|---|
| 루사(2002) | 누리 |
| 매미(2003) | 무지개 |
| 나비(2005) | 독수리 |
| 레끼마(2019) | 코메이 |
| 힌남노(2022) | 옹망 |
| 꽁레이(2024) | 코키 |
뉴스에서 활용하기: 이름과 번호 읽는 법
- 이름은 순서대로: 직전 태풍 이름을 알면 목록에서 다음 이름을 예상할 수 있지만, 모든 열대 저기압이 이름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 번호는 그해 발생 순서: "제9호 태풍"의 번호는 해마다 처음부터 다시 셉니다. 이름은 해와 상관없이 이어집니다.
- 같은 이름이라도 해가 다르다: 목록이 한 바퀴 돌면 같은 이름이 다시 쓰이므로, 자료를 찾을 때는 연도를 함께 확인하세요.
- 대비는 이름이 아니라 특보로: 실제 대응은 기상청 특보와 지자체 안내에 따르세요. 기준은 기상 특보 발령 기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이 왜 다르게 불리는지는 허리케인·태풍·사이클론의 차이에서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와 정정
- 오해: 태풍 이름은 기상청이 정한다. 실제: 회원국이 제출한 목록을 순서대로 쓰며, 국제 이름 부여 기관은 일본 기상청입니다. 한국은 10개를 제출한 회원국 중 하나일 뿐입니다.
- 오해: 피해가 큰 태풍 이름은 바로 바뀐다. 실제: 회원국 요청과 총회 결정이 필요합니다. 루사는 2002년 발생 후 2004년에 교체가 발표되었습니다.
- 오해: 번호와 이름은 같은 말이다. 실제: 번호는 그해 순서, 이름은 목록의 순서입니다.
- 오해: 이름이 예쁘면 약한 태풍이다. 실제: 이름은 세기와 무관합니다. 꽃 이름이든 동물 이름이든 피해 규모는 경로와 강수로 결정됩니다.
한계와 더 알아볼 점
이 글의 이름 목록과 교체 사례는 기상청 보도자료와 위키백과에 근거하며, 목록은 총회마다 바뀔 수 있어 최신 목록은 기상청과 태풍위원회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태풍의 피해액과 세기는 기관마다 값이 다릅니다(사례 2 참고). 북한이 제출한 이름 10개의 전체 목록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해 싣지 않았습니다. 이름의 한글 표기 변경 역시 기상청 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태풍 이름은 누가 정하나요?
태풍위원회(회원국 14개국)가 각국이 제출한 이름 목록을 관리하며, 실제 이름 부여는 일본 기상청(RSMC 도쿄)이 순서에 따라 담당합니다.
우리나라도 태풍 이름을 바꿀 수 있나요?
자국에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며, 승인되면 이름을 냈던 회원국이 후보 3개를 제출하고 총회에서 새 이름이 정해집니다.
왜 한 태풍에 이름이 두 개일 때가 있나요?
필리핀은 자국 책임 해역에서 따로 이름을 붙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이름과 필리핀 이름이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태풍은 바람 세기가 어느 정도부터 이름이 붙나요?
위키백과 기준으로 열대폭풍 세기, 즉 10분 평균 최대풍속 34노트 이상에 이르면 국제 이름이 붙습니다.
1999년 이전에는 어떻게 이름을 붙였나요?
기상청 설명에 따르면 1999년까지는 미국이 정한 이름을 사용했고, 2000년부터 회원국 제출 목록으로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