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접두어(킬로·메가·기가·나노) 총정리

"3나노 공정", "1TB", "5mL"에 붙은 글자들은 모두 같은 규칙에서 나왔습니다. 배수의 사다리, 역사, 그리고 단위를 잘못 읽어 벌어진 실제 사고까지 따라가 봅니다.

한눈에 보기

단위 접두어는 미터·그램·바이트 같은 기본 단위 앞에 붙여 "그 단위의 몇 배, 몇 분의 1"인지를 짧게 나타내는 약속입니다. 0을 아홉 개 쓰는 대신 "기가"라고 한 글자로 쓰는 셈이죠. 아래 카드는 대표 접두어 아홉 가지와 저장 용량 표기 혼동(KB와 KiB)을 하나씩 설명하고, 그 뒤에 접두어가 어떻게 생겨 자랐는지, 한 줄로 외우는 방법, 단위를 오해해서 실제로 일어난 일, 흔한 오해를 이어서 정리했습니다.

🔟

킬로(k) - 1,000배

기본 단위의 1,000배(10의 3제곱)를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킬로그램(kg), 킬로미터(km)처럼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접두어로, 몸무게나 이동 거리를 이야기할 때 흔히 등장합니다.

💾

메가(M) - 100만 배

기본 단위의 100만 배(10의 6제곱)를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메가바이트(MB), 메가와트(MW)처럼 파일 용량이나 전력량을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

기가(G) - 10억 배

기본 단위의 10억 배(10의 9제곱)를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기가바이트(GB) 저장 용량이나 기가헤르츠(GHz) 처리 속도처럼 스마트폰·컴퓨터 사양을 이야기할 때 익숙하게 접하는 단위입니다.

🗄️

테라(T) - 1조 배

기본 단위의 1조 배(10의 12제곱)를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테라바이트(TB) 외장하드나 클라우드 저장공간처럼 아주 큰 데이터 용량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

페타(P) - 1,000조 배

기본 단위의 1,000조 배(10의 15제곱)를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개인용 기기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대형 데이터센터나 슈퍼컴퓨터의 저장 용량·연산 속도를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단위입니다.

💧

밀리(m) - 1,000분의 1

기본 단위의 1,000분의 1(10의 -3제곱)을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밀리미터(mm), 밀리리터(mL)처럼 작은 길이나 부피를 나타낼 때 자주 쓰이는, 일상에서 가장 친숙한 소단위 접두어입니다.

🔬

마이크로(μ) - 100만분의 1

기본 단위의 100만분의 1(10의 -6제곱)을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마이크로미터(μm)는 세균이나 미세먼지 크기를 잴 때, 마이크로그램(μg)은 비타민처럼 아주 적은 양을 표기할 때 사용됩니다.

🧬

나노(n) - 10억분의 1

기본 단위의 10억분의 1(10의 -9제곱)을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나노미터(nm)는 반도체 공정의 미세함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위로, "3나노 공정"처럼 최신 반도체 기술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

피코(p) - 1조분의 1

기본 단위의 1조분의 1(10의 -12제곱)을 나타내는 접두어입니다.

설명

초정밀 시간 측정이나 극히 미세한 전기량을 다루는 전문 분야에서 사용되는, 일상에서는 거의 접하기 어려운 단위입니다.

💻

KB와 KiB, 왜 저장 용량이 다르게 표시될까

SI 접두어는 1,000 단위로 커지지만, 컴퓨터의 이진법 접두어(KiB, MiB 등)는 1,024 단위로 커져 표시 용량에 차이가 생깁니다.

설명

저장장치 제조사는 SI 기준(1KB=1,000바이트)으로 용량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운영체제는 이진법 기준(1KiB=1,024바이트)으로 용량을 계산해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구매한 용량보다 적게 표시된다"는 혼동이 자주 생깁니다. 실제 데이터 용량 단위를 변환해보고 싶다면 데이터 저장용량 변환기도 참고해보세요.

단위 접두어는 왜 만들어졌나요?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수를 "0"을 여러 개 나열하는 대신 간단한 접두어로 표현하기 위해 국제단위계(SI)에서 정한 규칙입니다. 킬로그램처럼 자주 쓰는 단위 몇 가지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접두어의 짧은 역사

10의 거듭제곱을 이름으로 부르는 방식은 1790년대 미터법의 도입과 함께 시작되었고, 오늘 쓰는 접두어 중 여섯 개가 이 무렵에 나왔습니다(위키백과 기준). 킬로와 데시가 이 시기의 예로 표에 올라 있습니다. 1873년 센티미터·그램·초 단위계가 도입되면서 메가와 마이크로가 추가되었는데, 이때 마이크로와 메가의 기호가 둘 다 M이 될 수 있어 마이크로에 그리스 문자 µ(뮤)를 쓰게 되었습니다. 접두어가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SI의 공식 일부로 채택된 것은 1960년입니다. 테라와 나노가 이때 공식화되었다고 정리됩니다. 이후에도 접두어는 계속 늘어, 2022년 CGPM은 론나(ronna, 10의 27제곱), 퀘타(quetta, 10의 30제곱), 론토(ronto, 10의 -27제곱), 퀙토(quecto, 10의 -30제곱)를 추가했습니다. 큰 쪽은 데이터 과학의 필요와 이미 비공식으로 쓰이던 이름을 정리하기 위해, 작은 쪽은 대칭을 맞추기 위해 더해졌다고 설명됩니다. 지금의 접두어 표가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100년 넘게 덧붙여져 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배수의 사다리 한눈에 보기

기본 단위에 3제곱씩 곱하면(또는 나누면) 다음 접두어가 됩니다. 위 카드에 나온 접두어를 크기 순으로 다시 정렬한 표입니다.

접두어기호10의 거듭제곱숫자로 쓰면익숙한 예
페타P10151,000,000,000,000,000대형 데이터센터 저장 용량
테라T10121,000,000,000,000외장하드 1TB
기가G1091,000,000,000스마트폰 128GB
메가M1061,000,000사진 한 장 수 MB
킬로k1031,0001km, 1kg
밀리m10-30.0011mm, 1mL
마이크로µ10-60.000001세균·미세먼지 크기(µm)
나노n10-90.000000001반도체 공정 nm
피코p10-120.000000000001정밀 시간·전기량 측정

외우는 요령은 "큰 쪽은 킬로-메가-기가-테라-페타, 작은 쪽은 밀리-마이크로-나노-피코"처럼 3제곱씩 한 칸 이동하는 사다리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단위를 바꿀 때는 칸 수만큼 1,000을 곱하거나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어 2.5GB를 MB로 바꾸면 한 칸 내려가므로 2,500MB, 350nm를 µm로 바꾸면 한 칸 올라가므로 0.35µm입니다.

저장 용량이 왜 적어 보일까: 1,000과 1,024의 차이

컴퓨터는 이진법으로 일하므로 예전에는 1KB를 1,024바이트로 부르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SI의 킬로(1,000)와 의미가 겹쳐 혼동이 커졌고,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1999년에 키비(Ki), 메비(Mi), 기비(Gi) 같은 이진 접두어를 정해 1,024 단위를 따로 부르도록 했습니다. 차이는 단위가 커질수록 벌어집니다. 직접 계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비교10진(SI)2진(IEC)차이
킬로 vs 키비1kB = 1,000B1KiB = 1,024B약 2.4%
메가 vs 메비1MB = 1,000,000B1MiB = 1,048,576B약 4.9%
기가 vs 기비1GB = 109B1GiB = 1,073,741,824B약 7.4%
테라 vs 테비1TB = 1012B1TiB = 1,099,511,627,776B약 10%

제조사가 쓰는 1TB(1012바이트)를 2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31GiB입니다(직접 계산). 운영체제가 이를 "931GB"처럼 보여 주면 용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는 파일·디스크 크기를 표시할 때 지금도 "MB", "GB"로 2진 값을 보여 주고, 맥 OS X·우분투·데비안은 10진 의미로 바꿨다고 합니다. 그러니 같은 드라이브가 컴퓨터에 따라 다른 숫자로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사례 1. 단위가 서로 달라 잃어버린 화성 탐사선: 마스 클라이밋 오비터 (1999년)

NASA의 화성 기후 궤도선(Mars Climate Orbiter)은 1998년 12월 발사되어 1999년 9월 23일 화성 궤도 진입 중 교신이 끊겼고, 9월 25일 상실로 판단되었습니다(위키백과 기준). 원인은 록히드마틴의 지상 소프트웨어가 추진기 충격량을 뉴턴초가 아니라 파운드힘초로 내보냈고, NASA 쪽 궤적 소프트웨어는 뉴턴초를 기대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두 값은 약 4.45배 차이가 나서, 예상 위치가 실제와 어긋났습니다. 궤도 진입 고도는 226km로 계획됐지만, 사후 계산에서는 지표면 위 57km 안팎으로 접근한 것으로 추정되었고, 생존 가능한 최저 고도는 80km로 여겨졌습니다. NASA의 조사위원회는 단위 오류 자체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점검 체계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배울 점은 접두어든 단위계든 "숫자 옆에 단위를 항상 적고, 주고받는 쪽이 같은 단위를 쓰는지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사례 2. 킬로그램인 줄 알고 넣은 파운드: 에어캐나다 143편 (1983년)

1983년 7월 23일 에어캐나다 143편 보잉 767은 몬트리올에서 오타와를 거쳐 에드먼턴으로 가던 중 연료가 바닥나 엔진이 모두 멈췄습니다(위키백과 기준). 연료 게이지가 고장이라 승무원은 막대로 잰 연료 부피를 질량으로 환산했는데, 연료 밀도로 파운드/리터 값(1.77)을 적은 서류를 킬로그램/리터로 읽었습니다. 실제 밀도는 약 0.803kg/L였습니다. 그 결과 필요한 연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을 싣고 이륙했습니다. 비행기는 약 17분간 활공해 옛 공군 기지였던 김리(Gimli)에 착륙했고 큰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당시 캐나다는 미터법 전환 중이었고, 이 767이 에어캐나다에서 처음 미터법으로 보정된 기종이라 한 기업 안에 두 단위계가 섞여 있었다고 합니다. 배울 점은 단위 변환이 가장 흔한 사고의 틈이며, 전환기에는 혼용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사례 3. "1TB인데 931GB"가 소송으로 이어졌을 때: 하드디스크 제조사 사건

위키백과의 정리에 따르면 2005년 미국에서 웨스턴디지털을 상대로 한 소송(Safier v. Western Digital)이 제기되어 2006년 합의되었습니다. 웨스턴디지털은 포장과 광고에 용량 표기 설명을 넣고 소비자에게 백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시게이트를 상대로 한 소송(Cho v. Seagate)은 실사용 가능한 용량을 약 7% 과장했다고 주장했고, 시게이트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백업 소프트웨어 제공 또는 5% 환급으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한편 2020년 샌디스크 관련 판결(2021년 확정)은 샌디스크가 "GB"를 10진 의미로 쓰는 것을 인정했다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사례의 핵심은 누가 사기를 쳤느냐가 아니라, 같은 "GB"가 맥락에 따라 다른 숫자를 뜻할 수 있다는 점이 법정까지 갔다는 사실입니다. 구매할 때는 "포장의 10진 표기와 운영체제의 표시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충분합니다.

생활에서 확인하는 요령

흔한 오해와 정정

한계와 더 알아볼 점

접두어의 역사는 자료마다 도입 연도가 다르게 서술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글은 위키백과가 정리한 연도(1790년대, 1873년, 1960년, 2022년)만 사용했고, 개별 접두어(예: 기가, 페타)의 정확한 도입 연도는 확인한 범위 밖이라 적지 않았습니다. "3나노 공정"처럼 업계 용어로 굳은 표기가 실제 물리적 길이를 그대로 뜻하는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10진/2진 표기 관행도 업계마다 달라 모든 상황에 맞는 단일 규칙이 없습니다. 정확한 값이 필요하면 국제도량형국(BIPM)의 SI 안내서를 보세요.

저장장치 용량 단위를 직접 변환해보고 싶다면?

실제로 바이트, 킬로바이트, 메가바이트 사이의 용량을 변환해보고 싶다면데이터 저장용량 단위 변환기를 이용해보세요. 인터넷 속도와 파일 용량을 함께 계산하려면 비트레이트·파일 크기 변환기, 여러 단위를 한 번에 바꾸려면 단위 변환기, 단위계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궁금하면 계량 단위 체계의 역사도 이어서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1TB 외장하드인데 실제 인식되는 용량은 왜 더 적나요?

제조사는 1TB를 1,000,000,000,000바이트(SI 기준)로 표기하지만, 컴퓨터 운영체제는 이진법 기준(1,024 단위)으로 용량을 계산해 표시하기 때문에 실제 표시되는 용량이 조금 더 적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나노와 마이크로 중 어느 쪽이 더 작은 단위인가요?

나노(10의 -9제곱)가 마이크로(10의 -6제곱)보다 1,000배 더 작은 단위입니다. 작은 것부터 나열하면 피코 < 나노 < 마이크로 < 밀리 순서입니다.

MB와 Mb는 무엇이 다른가요?

대문자 B는 바이트, 소문자 b는 비트를 뜻하며 1바이트는 8비트입니다. 그래서 100Mbps 회선은 이론상 초당 약 12.5MB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100을 8로 나눈 값, 실제 속도는 환경에 따라 더 낮을 수 있습니다).

킬로는 왜 "1,000"인데 컴퓨터에서는 1,024로도 쓰였나요?

이진법에서 2의 10제곱이 1,024로 1,000에 가까워 편의상 같은 이름을 빌려 썼기 때문입니다. 이후 혼동을 줄이려고 IEC가 1999년에 키비·메비·기비 같은 이진 접두어를 정해 1,024 단위는 이쪽으로 부르도록 했습니다.

가장 큰 접두어와 가장 작은 접두어는 무엇인가요?

2022년 CGPM이 접두어를 추가하면서 큰 쪽의 끝은 퀘타(10의 30제곱), 작은 쪽의 끝은 퀙토(10의 -30제곱)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