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순서로 발전했나: 계산에서 소형화로
배비지의 설계는 입력(천공카드), 연산부, 저장부를 나눈 점에서 현대 컴퓨터와 닮았지만 정밀 부품을 만들 기술이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20세기에는 전쟁으로 빠른 계산의 수요가 커졌고, 진공관이 기계 부품을 대신했습니다. 진공관은 빠르지만 크고 열이 많이 났습니다. 트랜지스터는 같은 역할을 훨씬 작은 소자로 해냈고, 집적회로는 많은 소자를 한 칩에 올려 PC와 스마트폰의 조건을 마련했습니다.
실제 사례 세 가지
사례 1. 에니그마와 로렌츠: 서로 다른 두 기계 (오해가 자주 생기는 사례)
튜링은 에니그마 암호를 푸는 전기기계식 장치 봄브의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튜링이 최초의 전자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영국 우체국 연구소 기술자 토미 플라워스가 설계한 콜로서스는 독일 로렌츠 암호(텔레프린터 암호)를 푸는 데 쓰였고, 1943년 12월에 작동해 1944년 초 블레츨리 파크에서 가동되었다고 합니다(위키백과 기준). 콜로서스는 저장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위치와 플러그 패널로 설정했고, 존재 자체가 1970년대 중반까지 비밀이었습니다. 배울 점은 '암호 해독 기계'를 하나로 뭉뚱그리면 서로 다른 기술과 사람들의 기여가 지워진다는 것입니다.
사례 2. 애니악 특허를 뒤집은 재판 (법정에서 다시 정해진 '최초')
애니악은 존 모클리와 J. 프레스퍼 에커트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무어 전기공학부에서 육군 자금으로 만든 기계로, 포 사격표 계산이 원래 목적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특허를 얻었지만, 1973년 허니웰 대 스페리 랜드 소송에서 법원은 이 특허를 무효로 판단하며 전자 디지털 컴퓨터의 개념이 존 아타나소프에게서 나왔다고 보았습니다(위키백과 기준). 한편 애니악을 프로그래밍한 여섯 명의 여성(케이 맥널티, 베티 제닝스, 베티 스나이더, 말린 웨스코프, 프랜 빌라스, 루스 리히터먼)은 오랫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배울 점은 "누가 최초인가"가 기술의 문제이면서 정의와 소송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사례 3. "해마다 두 배"라던 관찰: 무어의 법칙 (경향의 사례)
당시 페어차일드 반도체에 있던 고든 무어는 1965년 논문에서 집적회로의 부품 수가 대략 해마다 두 배로 늘고 있다고 쓰고, 이 추세가 적어도 10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975년에는 두 배가 되는 주기를 약 2년으로 고쳤습니다. 이 관찰은 이후 반도체 산업이 따라가는 목표처럼 쓰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경부터 업계의 발전 속도가 예측보다 느려졌다는 평가가 있고, 법칙이 끝났는지를 두고는 업계 인사들의 의견도 갈립니다(위키백과 기준). 배울 점은 이 법칙이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경향 관찰과 산업 계획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기
- "최초의 컴퓨터"라는 문장을 만나면 전자식인지, 범용인지, 프로그램을 저장하는지 어떤 기준인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 박물관이나 온라인 전시에서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사진을 나란히 비교해 보세요.
- 스마트폰 칩의 공정 이름(나노미터 표기)을 찾아보되, 제조사마다 표기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흔한 오해와 정정
- 오해: 튜링이 에니그마를 푼 기계가 최초의 컴퓨터다. 실제: 봄브는 전기기계식 장치이고, 전자식 콜로서스는 로렌츠 암호용이었습니다.
- 오해: 애니악은 의심의 여지 없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다. 실제: 정의에 따라 콜로서스 등이 거론되며, 애니악 특허는 1973년 무효가 되었습니다.
- 오해: 무어의 법칙은 성능이 2년마다 두 배가 된다는 법칙이다. 실제: 원래는 칩의 부품 수에 대한 관찰이었고 주기도 수정되었습니다.
한계와 더 알아볼 점
이 글은 영국·미국 중심의 이정표를 다뤘습니다. 독일의 콘라트 추제 같은 다른 나라의 초기 기계,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가 퍼진 과정은 깊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연도는 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일부 서술은 위키백과 기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배비지의 해석기관은 실제로 작동했나요?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아들이 연산부 일부를 제작했지만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기계는 아니었습니다. 1991년 런던 과학박물관이 만든 것은 해석기관이 아니라 배비지의 계차기관 2호입니다.
애니악이 세계 최초의 컴퓨터인가요?
최초의 전자식 범용 컴퓨터 중 하나로 꼽히지만, 정의에 따라 콜로서스(전자식·프로그램 가능) 등 다른 후보가 거론됩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최초의 프로그래머인가요?
1843년 주석에 해석기관으로 베르누이 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실어 많은 이들이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봅니다. 다만 그 아이디어의 기여도를 두고는 이견이 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누가 발명했나요?
1947년 벨 연구소의 존 바딘과 월터 브래튼이 최초의 작동하는 트랜지스터를 만들었고, 팀을 이끈 윌리엄 쇼클리와 함께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지금도 유효한가요?
트랜지스터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2010년경부터 속도가 느려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끝났는지는 업계 인사들도 의견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