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전자책 파일 형식은 크게 "글자가 화면에 맞춰 다시 배치되는가(리플로우)"와 "어느 기기·서점 생태계에서 열리는가"로 갈립니다. 이 글은 EPUB, MOBI, AZW·AZW3, PDF, TXT 다섯 가지가 어떻게 생겼고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내 기기와 책의 종류에 맞는 형식을 고르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위 카드에서 형식별 설명을 확인한 뒤 아래 비교표와 선택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세요.
- EPUB은 개방형 표준이라 대부분의 전자책 단말·앱에서 열리고, 글자 크기를 바꿔도 줄바꿈이 자동으로 맞춰집니다.
- MOBI·AZW·AZW3는 아마존 킨들 계열 형식입니다. AZW3(KF8)는 HTML5·CSS3 일부를 지원합니다.
- PDF는 쪽 모양을 고정하는 형식이라 표·도면·그림이 많은 책에 맞고, 작은 화면에서는 읽기 불편합니다.
- TXT는 서식이 없어 가장 단순하고 오래 읽을 수 있는 형식입니다.
어떻게 생겨났나: 텍스트 파일에서 개방형 표준까지
가장 오래된 전자책은 순수 텍스트였습니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는 1971년 마이클 하트(Michael S. Hart)가 시작했고, 그해 12월에 미국 독립선언문 전자 텍스트를 ARPANET으로 공유한 것이 첫 문서였습니다(위키백과 기준). 이후 서식이 필요한 책을 위해 여러 형식이 등장했고, EPUB은 국제디지털출판포럼(IDPF)이 2007년 9월 공식 표준으로 채택하면서 이전의 Open eBook 표준을 대체했습니다. IDPF는 2016년 5월 회원 승인을 거쳐 W3C와 합병하기로 해 출판 표준을 웹 표준과 맞추는 길을 택했습니다.
구조와 원리: 왜 글자가 재배치되는가
EPUB 파일은 사실 ZIP 압축 파일이며, 안에 XHTML로 된 본문, 이미지, 목차와 메타데이터 파일이 들어 있습니다. 본문이 "몇 쪽, 어느 위치"가 아니라 웹페이지처럼 "문단과 제목"의 흐름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기기가 화면 크기와 글꼴 설정에 맞춰 쪽을 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리플로우(reflowable) 방식입니다. EPUB 3부터는 만화·그림책처럼 쪽 모양이 중요한 책을 위한 고정 레이아웃(fixed-layout)도 지원합니다. 반대로 PDF는 1993년 어도비가 내놓은 형식으로 쪽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작은 화면에서 글자를 다시 배치하는 일이 전통적으로 까다로운 약점으로 꼽힙니다.
EPUB 규격은 2.0(2007년), 3.0(2011년 10월 발효), 3.2(2019년 5월), 3.3(2023년 5월 발표)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한편 킨들 쪽은 모비포켓(Mobipocket) 기반의 AZW가 2007년 첫 킨들과 함께 나왔고, AZW3(KF8)가 2011년 말 킨들 파이어와 함께, KFX가 2015년 8월에 도입되었습니다.
형식 비교표
| 형식 | 글자 재배치 | 주로 쓰이는 곳 | 적합한 책 |
|---|---|---|---|
| EPUB | 가능(고정 레이아웃도 지원) | 코보(Kobo), 애플 북스 등 다수 앱·단말, 킨들은 전송 시 변환 | 소설·에세이·일반 단행본 |
| MOBI | 가능 | 과거 킨들 중심 | 기존에 받아 둔 킨들용 파일 |
| AZW·AZW3 | 가능 | 킨들 기기와 앱(아마존 독점 형식) | 킨들 서점에서 산 책 |
| 원칙적으로 불가(쪽 고정) | 거의 모든 PC·모바일·일부 전용 단말 | 논문·교재·표와 도면이 많은 자료 | |
| TXT | 가능(줄바꿈만) | 어디서든 | 장식이 필요 없는 긴 글, 보관용 |
단말별 지원 목록은 모델·펌웨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매 전에 제조사 안내를 확인하세요.
실제 사례
사례 1.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와 "읽을 수 있는 미래"
프로젝트 구텐베르크는 지금도 순수 텍스트를 핵심 형식으로 제공하며, HTML·EPUB·MOBI도 함께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창립자 하트는 라틴 문자 텍스트 버전을 제공 기준으로 삼았는데, 그것이 먼 미래에도 읽힐 가능성이 가장 큰 형식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PDF는 편집하기 어려워 이 프로젝트에서는 맞지 않는 형식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오래 보관할 글이라면 화려함보다 단순함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사례 2. 2022년 아마존 "킨들로 보내기"의 변화
킨들로 보내기(Send to Kindle) 서비스는 원래 .mobi와 .azw 파일만 받았습니다. 아마존은 2022년에 .epub을 받겠다고 발표했고, 그해 말부터 EPUB을 AZW3(KF8)로 변환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위키백과 기준). 킨들 기기는 EPUB을 직접 열지 못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EPUB 하나로 여러 단말을 아우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그래서 MOBI는 새로 만들 이유가 점점 줄어드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사례 3. IDPF와 W3C의 합병(2016년)
EPUB을 관리하던 IDPF는 2016년 5월 회원 승인으로 W3C와 합병하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출판 업계와 핵심 웹 기술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EPUB 3.3까지 규격이 이어졌고, 전자책이 "웹 문서의 한 갈래"라는 구조를 갖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게 맞는 형식 고르기
- 읽는 기기가 킨들인가? 킨들이라면 킨들 서점 구매본(AZW계열)이나 "킨들로 보내기"로 변환한 EPUB을 사용합니다.
- 코보, 애플 북스, 스마트폰 앱이라면 EPUB을 우선 고려합니다.
- 표·수식·도면이 많은 교재나 논문이라면 PDF가 낫습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확대·이동이 잦아집니다.
- DRM이 걸린 파일은 서점 앱이 아닌 곳에서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매 전 지원 앱을 확인하세요.
- 다른 형식으로 바꿔야 한다면 변환 프로그램을 쓰되, 저작권이 있는 DRM 파일의 보호 해제는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하지 마세요.
흔한 오해와 정정
- 오해: MOBI와 AZW3는 같은 파일이다. 실제: AZW3(KF8)는 HTML5·CSS3 일부를 지원하는 더 새로운 형식으로, 호환을 위해 MOBI 문서를 안에 감싸는 구조입니다. 기능이 다릅니다.
- 오해: EPUB은 아무 기기에서나 똑같이 보인다. 실제: 앱마다 글꼴·여백·CSS 지원 범위가 달라 모양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 오해: PDF는 전자책에 가장 편한 형식이다. 실제: 인쇄물처럼 고정되어 있어 작은 화면에는 불리합니다. 쪽 모양을 보존해야 할 때 쓰는 형식입니다.
- 오해: EPUB은 DRM이 없다. 실제: 규격 자체는 특정 DRM을 정하지 않을 뿐, 서점이 따로 걸 수 있습니다.
한계와 더 알아볼 점
단말별 지원 형식은 제품과 펌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자주 바뀌며, 이 글의 기기 지원 서술은 위키백과의 정리에 기대고 있어 최신 상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전자책 서점들이 쓰는 자체 DRM·뷰어 형식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으니 이용 서점의 안내를 확인하세요. 글자 재배치의 질(한글 줄바꿈, 세로쓰기 등)은 형식보다 뷰어 앱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킨들에서는 EPUB 파일을 읽을 수 없나요?
킨들은 EPUB을 직접 열지 못하지만, 아마존의 "킨들로 보내기" 서비스가 2022년 말부터 EPUB을 받아 킨들 형식(AZW3)으로 변환해 줍니다.
전자책 형식을 서로 변환할 수 있나요?
칼리브레(Calibre) 같은 변환 프로그램으로 DRM이 없는 파일은 대부분 다른 형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변환 후에는 목차와 이미지가 제대로 남았는지 확인하세요. 복잡한 레이아웃은 깨질 수 있습니다.
EPUB 파일 안을 열어 볼 수 있나요?
EPUB은 ZIP 압축 파일이라 압축 해제 도구로 내부의 XHTML과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DRM이 걸린 파일은 내용이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왜 EPUB, 교재는 왜 PDF가 많이 쓰이나요?
소설은 줄글 중심이라 글자 크기를 바꿔도 읽기 좋은 리플로우가 유리하고, 교재는 표·그림·수식의 위치가 중요해 쪽 모양을 고정하는 PDF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보관할 책이라면 어떤 형식이 좋을까요?
개방형 표준인 EPUB이나 단순한 TXT가 특정 업체의 형식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TXT는 이미지·목차를 담을 수 없고, 어떤 형식도 영구 보장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