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나는 생물들

생물은 왜, 어떻게 스스로 빛을 낼까요? 빛의 화학 반응부터 짝짓기, 사냥, 위장, 경보까지 쓰임새를 따라가며 여섯 생물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한눈에 보기

생물발광은 생물이 화학 반응의 결과로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내는 현상입니다(위키백과 기준 정의). 반딧불이처럼 땅 위의 곤충, 바다의 물고기와 오징어, 일부 균류와 세균, 편모류까지 다양한 생물에게서 나타나며, 빛을 어디에 쓰는지는 종마다 다릅니다. 이 글은 빛이 만들어지는 원리, 쓰임새별 분류, 헷갈리기 쉬운 형광과의 차이, 그리고 확인된 실제 사례를 순서대로 다룹니다.

어떻게 알려졌나: 빛 연구의 시작

썩은 나무에서 나는 빛은 아리스토텔레스와 대(大)플리니우스의 글에도 나온다고 위키백과(Bioluminescence 항목)는 정리합니다. 17세기에 로버트 보일은 나무, 물고기, 글로우웜의 빛에 공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였고, 1753년 J. 베이커는 편모류 노크틸루카를 빛나는 생물로 기록했으며, 1854년 요한 플로리안 헬러는 죽은 나무의 빛이 균사에서 나온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20세기에는 시모무라 오사무가 1957년 시프리디나 루시페린을 결정으로 얻었고 1961년 에쿼린을 분리했습니다. 오랫동안 이 현상은 신비로운 구경거리였지만 화학 반응으로 이해되면서 연구와 응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빛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아제

루시페라아제 효소가 루시페린을 산화시키면 들뜬 상태의 산화루시페린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닥 상태로 돌아가며 빛을 냅니다. 반딧불이의 경우 루시페라아제, 루시페린에 마그네슘 이온, ATP, 산소가 필요하며, 이 빛은 적외선이나 자외선이 거의 없는 '차가운 빛'이고 파장은 대략 510~670nm(노랑·초록~옅은 붉은색) 범위라고 서술됩니다. 다만 루시페린은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생물 무리마다 다른 물질이어서, 모든 발광이 같은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카드는 이 글에서 다루는 여섯 생물을 서식지와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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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전 세계 습지·숲

꼬리 부분에서 화학반응(루시페린과 루시페라아제 효소 반응)을 통해 빛을 내어, 짝을 찾기 위한 신호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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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초롱아귀)

깊은 바닷속

머리에 달린 발광 기관으로 먹이를 유인하는 심해 어류로, 빛을 내는 것은 공생하는 발광 박테리아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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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편모충(플랑크톤)

전 세계 바다

파도가 치거나 물이 흔들릴 때 푸른빛을 내는 미세한 플랑크톤으로, 밤바다가 반짝이는 "바다 반딧불" 현상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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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우웜(뉴질랜드 동굴의 애벌레)

뉴질랜드 와이토모 동굴 등

반딧불이과가 아니라 버섯파리류(Arachnocampa luminosa)의 애벌레로, 동굴 천장에 매달려 청록빛을 내어 먹이를 유인하며,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장관 덕분에 유명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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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에쿼레아 등)

전 세계 바다

발광 단백질 에쿼린이 내는 푸른빛을 녹색 형광 단백질(GFP)이 녹색으로 바꾸는 해파리로, GFP는 오늘날 생명과학 연구의 형광 표지 기술로 널리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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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버섯

열대·아열대 숲

일부 버섯 종은 어두운 숲속에서 은은한 녹색빛을 내는데, 곤충을 유인해 포자를 퍼뜨리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빛은 무엇에 쓰일까: 쓰임새별 비교

쓰임새대표 예설명(확인된 범위)
짝 찾기반딧불이종마다 깜빡임의 길이·간격·색·비행 패턴이 달라 같은 종끼리 신호를 주고받음
먹이 유인심해 아귀, 글로우웜아귀는 미끼 끝(에스카)의 발광 세균 빛으로, 글로우웜은 거미줄 같은 실에 걸린 먹이를 빛으로 끌어들임
위장(카운터일루미네이션)여러 오징어류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머리 위 빛과 몸의 빛이 같아 보이도록 몸 아래쪽에서 빛을 냄
방어·경보와편모충(편모류)물이 흔들릴 때 번쩍여 포식자를 놀라게 하거나, 먹는 포식자를 노리는 더 큰 포식자를 부른다는 '도둑 경보기' 가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짐
기능 미확정발광버섯곤충을 불러 포자를 퍼뜨린다는 가설 등이 있으나 생태적 기능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음

실제 사례 세 가지

사례 1. 와이토모 동굴의 파란 하늘 (뉴질랜드의 사례)

뉴질랜드 북섬 와이토모(와이토모 글로우웜 동굴)는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Arachnocampa luminosa)라는 뉴질랜드 고유의 버섯파리류가 만드는 빛으로 유명합니다(위키백과 기준). 애벌레는 바위에 점액질 관을 만들어 매달리고, 거기서 끈적한 방울이 맺힌 실을 늘어뜨린 뒤 푸른 빛으로 먹이를 유인해 실에 붙게 합니다. 주된 먹이는 동굴 속 개울과 진흙에서 자라는 깔따구류이고, 성충도 빛을 냅니다. 1880년대에 원주민 마오리 지도자 타네 티노라우와 측량사 프레드 메이스 등이 동굴을 탐험했고, 1889년에는 이미 유료 안내가 시작되었으며 1905년 정부가 관리를 넘겨받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해 약 50만 명이 찾았고, 1979년에는 개체 수가 줄어 몇 달간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배울 점은 이 빛이 '별빛 같은 장식'이 아니라 사냥용 미끼라는 것, 그리고 관광 수요가 개체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반딧불이로 소개되지만 분류상 반딧불이과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 둘 만합니다.

사례 2. 해파리에서 노벨상까지: GFP (연구 도구의 사례)

시모무라 오사무는 1960년대 초 미국 워싱턴 대학교 프라이데이 하버 연구소에서 해파리 에쿼레아 빅토리아(Aequorea victoria)의 빛을 연구했고, 위키백과에 따르면 1962년에 녹색 형광 단백질(GFP)을 처음 정제했습니다. 에쿼린이 칼슘 이온과 만나 푸른빛을 내면 그 에너지가 GFP로 옮겨 가 녹색으로 바뀌는데, GFP 자체는 푸른색~자외선을 받아 녹색으로 빛나는 형광 단백질입니다. 마틴 챌피의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유전자를 대장균과 예쁜꼬마선충에서 발현시켜 1994년 《사이언스》에 발표했고, 시모무라, 챌피, 로저 첸은 2008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2008년 10월 10일 발표). 배울 점은 생물발광 연구가 세포 속 단백질의 위치를 눈으로 보는 도구로 이어졌다는 것과, 흔히 쓰는 '해파리의 발광 단백질'이라는 표현이 엄밀히는 발광(에쿼린)과 형광(GFP)이 섞인 설명이라는 점입니다.

사례 3. 반딧불이의 위장 사냥꾼: 포투리스 (생태의 사례)

반딧불이(반딧불이과)는 종마다 깜빡임 신호가 다르고, 암컷이 빛으로 수컷을 부르는 종과 날아다니는 수컷이 신호를 보내는 종이 있습니다. 그런데 포투리스(Photuris)속 암컷은 다른 속인 포티누스(Photinus) 수컷의 신호를 흉내 내 다가온 수컷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를 통해 방어용 독성 물질인 루시부피길린을 얻는다고 위키백과는 설명합니다. 모든 반딧불이는 애벌레 시기에도 빛을 내는데, 이는 포식자에게 보내는 경고 신호로 서술됩니다. 이 사례는 '빛 = 아름다운 구애'로만 보기 어렵고, 같은 신호 체계가 속임수에도 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깊은 바다에서는 빛이 오히려 흔하다

위키백과에는 동태평양 원양 서식지에서 심해 동물의 주요 분류군 중 약 76%가 빛을 낼 수 있고, 연안 해역에서는 약 2.5%로 추정된다는 수치가 실려 있습니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곳에서는 스스로 만든 빛이 사냥·위장·소통의 수단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심해 아귀는 일루키움이라 불리는 변형된 등지느러미 가시 끝의 미끼(에스카)에서 발광 세균이 빛을 내 먹이를 유인하는 것으로 서술됩니다. 한편 아귀 무리가 모두 빛을 내는 것은 아니며, 얕은 바다의 개구리고기 같은 종은 다른 방식의 미끼를 씁니다. 또 파도에 부딪힐 때 푸른빛을 내는 와편모충은 기계적 자극으로 약 0.1초 정도 번쩍이며, 하루 주기 시계에 따라 밤에만 빛이 납니다. 이 때문에 밤바다의 푸른 반짝임은 대량으로 번식한 발광 와편모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확인하고 즐기는 법

흔한 오해와 정정

한계와 아직 모르는 것

발광버섯이 곤충을 불러 포자를 퍼뜨린다는 설명은 가설이며, 위키백과(Bioluminescent fungus 항목)도 기능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적습니다. 균사의 빛이 갉아 먹는 동물을 쫓는다는 다른 가설도 있습니다. 와편모충의 '도둑 경보기'는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이지만 여러 방어 기능이 함께 제안되어 있습니다. 또한 발광이 진화한 횟수는 같은 위키백과 항목 안에서도 40회 이상, 94회 이상으로 표기가 엇갈립니다. 정확한 횟수는 연구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러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생겨났다'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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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사람도 생물발광을 만들 수 있나요?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자연적으로 빛을 내지 못합니다. 다만 해파리의 GFP 유전자를 이용해 형광을 띠게 만든 실험동물이 연구 목적으로 만들어진 바 있으며, 이는 발광이 아니라 형광입니다.

바다의 야광 현상은 어디서나 볼 수 있나요?

발광 와편모충 등이 대량으로 늘어난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만 관찰됩니다.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시기와 날씨를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생물발광은 왜 열이 거의 없나요?

화학 반응의 에너지가 대부분 빛으로 나오고 적외선이나 자외선이 거의 없는 '차가운 빛'이기 때문이라고 설명됩니다(반딧불이 기준 서술).

글로우웜 동굴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대표적으로 뉴질랜드 북섬 와이토모 동굴이 알려져 있으며, 이 지역의 아라크노캄파 루미노사는 뉴질랜드에만 사는 종입니다. 방문 정보는 현지 운영 기관의 안내를 확인하세요.

발광과 형광은 무엇이 다른가요?

발광은 생물 안의 화학 반응으로 스스로 빛을 만드는 것이고, 형광은 밖에서 받은 빛을 다른 색으로 바꿔 내보내는 것입니다. 해파리에서는 두 현상이 연달아 일어나 푸른빛이 녹색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