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어떻게 찾을까: 증거가 쌓인 두 가지 단서
이동하는 동물의 길잡이는 하나가 아닙니다. 태양과 별의 위치, 지구 자기장, 냄새, 지형이 종마다 다르게 조합되는 것으로 연구되어 왔고, 그중 두 사례가 특히 자세히 밝혀져 있습니다.
- 연어는 냄새를 기억합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하슬러(Arthur Hasler)와 숄츠(Allan Scholz) 연구진은 어린 코호연어에게 인공 화학물질(모르폴린)을 노출시키는 실험으로 '태어난 하천의 냄새를 어린 시기에 각인한다'는 가설을 검증했고, 1976년 《Science》 논문(Scholz 등, "Imprinting to chemical cues: the basis for home stream selection in salmon") 등으로 발표했습니다. 바다로 나가기 전 몸이 바뀌는 시기(스몰트화)가 각인에 중요하다는 해석이 이 계통의 연구에서 제안되었습니다.
- 바다거북은 자기장의 '지문'을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브라더스(J. Roger Brothers)와 로먼(Kenneth Lohmann)은 플로리다 붉은바다거북의 19년치 둥지 위치를 분석해, 이웃 해변의 자기장 특징이 가까워지면 둥지 밀도가 늘고 멀어지면 줄어드는 경향을 2015년 《Current Biology》에 보고했습니다. 이후 유전 분석에서는 자기장이 비슷한 해변에 둥지를 튼 암컷끼리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거북이 자기 지도만으로 산란지를 정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일곱 종 한눈에 비교
아래 표는 위 카드를 이동의 성격별로 다시 묶은 것입니다. 거리나 개체 수는 연구와 해마다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표에서 뺐고, 길 찾기 단서는 연구에서 제안된 것만 적었습니다.
| 동물 | 이동의 성격 | 주된 이유 | 길 찾기 단서 |
|---|---|---|---|
| 북극제비갈매기 | 극에서 극으로 가는 해양 조류의 왕복 | 두 반구의 여름철 먹이와 일조 | 연구 중 |
| 모나크나비 | 여러 세대가 나누는 왕복 | 월동지 기후, 번식 | 연구 중 |
| 누 | 무리가 순환하는 육상 이동 | 강우와 풀 | 강우·풀 상태에 반응(카드 설명 기준) |
| 연어 | 태어난 하천으로의 회귀 | 산란 | 하천 냄새 각인 |
| 귀신고래 | 먹이터와 번식지 사이의 왕복 | 먹이, 출산·육아 | 연구 중 |
| 순록 | 툰드라와 타이가 사이의 계절 이동 | 먹이, 눈 상태 | 연구 중 |
| 바다거북 | 태어난 해변으로의 산란 회귀 | 산란 | 자기장 각인 가설 |
실제 기록으로 보는 세 가지 사례
사례 1. 1.4그램짜리 기록계가 밝힌 극에서 극까지의 길: 북극제비갈매기 (추적의 사례)
'북극제비갈매기가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해졌지만, 실제 경로를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Egevang 등 연구진은 북대서양 번식지의 새 11마리에 빛의 세기를 기록하는 무게 1.4g의 지오로케이터를 달고, 돌아온 개체에서 장치를 회수해 이동 경로를 복원했습니다. 결과는 2010년 《PNAS》에 실렸습니다. 한 해 이동 거리는 평균 약 7만 900km(개체별 약 5만 9500~8만 1600km)였습니다. 새들은 북대서양의 한 해역에서 중간 체류를 한 뒤 아프리카 또는 남미 해안을 따라 내려가 남극 주변 얼음 가장자리 해역에서 겨울을 났고, 돌아올 때는 적도 부근에서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비슷한 길을 택했습니다. 배울 점은 두 가지입니다. 이 수치는 소수 개체에서 얻은 값이라 종 전체의 평균으로 그대로 쓸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기록계가 작아진 덕분에 오래 전해진 이야기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사례 2. 숲의 면적으로 센 나비: 모나크나비 월동 개체군의 변동 (보전의 사례)
모나크나비는 멕시코 중부 산림에 빽빽이 모여 겨울을 나기 때문에, 마리 수 대신 나비가 뒤덮은 숲의 면적(헥타르)을 재서 개체군 규모를 가늠해 왔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기록상 가장 넓었던 1996~1997년 겨울에는 약 18헥타르였고, 2013~2014년에는 0.67헥타르로 가장 좁았으며, 세계자연기금(WWF) 조사에서 2023~2024년에는 0.9헥타르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면적은 개체 수가 아닌 대략적인 지표이므로 해마다의 수치를 정밀한 개수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이 나비의 왕복은 한 개체의 일이 아닙니다.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안은 여러 세대가 이어지고, 가을에 멕시코로 내려가는 세대는 보통 2~6주를 사는 일반 성충과 달리 7~9개월가량 사는 '므두셀라 세대'로 설명됩니다(미국 아칸소대학 농업지도기관의 설명). 이 세대는 번식을 미루는 생식 휴지(diapause) 상태로 긴 여정을 견딥니다. 그래서 월동지의 숲과 이동로 곳곳의 먹이식물 중 한 곳만 무너져도 이어달리기가 끊길 수 있다는 점이 보전 논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례 3. 댐이 사라지자 돌아온 연어: 미국 엘와강 (장애물 제거의 사례)
미국 워싱턴주 올림픽반도의 엘와강에는 20세기 초에 세워진 두 댐이 있어 연어가 상류로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두 댐이 철거되어 70마일(약 110km) 이상의 서식지가 다시 열렸습니다. NOAA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9월 조사에서 성체 왕연어(Chinook) 1,741마리와 산란장 763곳이 확인되었고, 2014년 9월에는 옛 밀스호 자리에서 약 한 세기 만에 처음으로 상류의 성체 왕연어 3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2024년 NOAA 관련 연구진의 후속 연구는 성체 왕연어와 스틸헤드의 분포가 넓어졌고 치어 수도 늘었다고 정리하면서도, 왕연어 개체군은 여전히 부화장 방류 개체의 비중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댐을 없애면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동 경로 자체를 되살리는 일이 회복의 첫 조건임을 보여 주는 사례이며, 모니터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직접 해 볼 수 있는 일
- 계절 달력 만들기: 사는 곳 근처 하천·갯벌·호수에서 철새가 도착하고 떠나는 시기를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기록해 봅니다.
- 관찰 규칙 지키기: 번식지와 휴식지에서는 거리를 두고, 먹이를 주거나 소리·불빛으로 자극하지 않습니다.
- 시기 확인하기: 관찰 명소의 적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공원 관리 기관이나 지자체의 최신 안내를 확인합니다.
- 수치는 표본과 연도 보기: '지구 몇 바퀴' 같은 표현은 추적한 개체 수와 방법에 따라 달라지니, 연구의 표본 수와 연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흔한 오해와 정정
- 오해: 동물은 추위를 피해 도망가는 것이다. 실제: 이동은 먹이와 번식 조건의 계절 변화를 활용하는 전략이며, 귀신고래처럼 목적지가 새끼를 낳기 좋은 환경인 경우도 많습니다.
- 오해: 모나크나비 한 마리가 멕시코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실제: 왕복은 여러 세대가 나눠 맡고, 가을 남행 세대만 수개월을 사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 오해: 연어는 산란 뒤 모두 죽는다. 실제: 태평양 연어류는 산란 뒤 죽지만, 대서양연어는 일부가 살아남아 바다로 돌아가 다시 산란하기도 합니다(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 NPAFC 설명). 다만 재산란은 흔하지 않습니다.
- 오해: 길 찾기는 이미 다 밝혀졌다. 실제: 연어의 냄새 각인과 거북의 자기장 가설처럼 일부는 증거가 쌓였지만, 새와 나비의 장거리 항법은 여전히 연구 중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 논쟁이 되는 것
이동 수치의 상당수는 추적에 성공한 소수 개체에서 얻은 값이어서 같은 종의 다른 개체군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알래스카에서 호주 태즈메이니아까지 약 11일간 쉬지 않고 날았다고 보도된 큰뒷부리도요 한 마리의 기록은, 보도 당시 연구가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연구자도 '표본이 너무 적어 얼마나 대표적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이동 시기와 경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건축물과 인공 조명, 서식지 감소가 종마다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가 이어지는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동 경로는 어떻게 추적하나요?
다리에 고리(가락지)를 달아 다시 잡힐 때 위치를 기록하는 방법부터, 빛의 세기로 위치를 추정하는 지오로케이터, 위성·GPS 태그까지 쓰입니다. 지오로케이터는 가볍지만 장치를 회수해야 자료를 읽을 수 있고 위치 정밀도가 낮습니다.
철새와 텃새는 어떻게 다른가요?
철새는 계절에 따라 번식지와 월동지 사이를 이동하고, 텃새는 한 지역에서 사계절을 보냅니다. 같은 종이라도 지역에 따라 이동하는 개체군과 머무는 개체군이 함께 있을 수 있어, 종 이름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위험이 큰데도 왜 계속 이동하나요?
이동으로 얻는 먹이·번식 이익이 위험 비용보다 크면 이동하는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 그 성향이 이어져 이동이 유지된다고 설명됩니다. 이익이 줄어드는 환경에서는 일부 개체군이 이동을 줄이기도 합니다.
하천에 댐이나 보가 있으면 연어는 어떻게 되나요?
산란지로 올라가는 길이 막히면 번식할 수 있는 구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어도(물고기길)를 만들거나 엘와강처럼 댐을 철거하는 방법이 쓰입니다. 어도의 효과는 설계와 종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하천은 관리 기관의 조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동하는 동물은 왜 보호하기가 더 어렵나요?
번식지, 중간 기착지, 월동지가 서로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있을 수 있어 한 곳만 보호해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나크나비는 북미 여러 나라에 걸쳐 있고 철새도 여러 나라를 지나므로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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