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와 동물의 대이동 알아보기

동물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수천 킬로미터를 움직일까요? 일곱 종의 이동 방식, 길을 찾는 단서, 실제 추적·보전 사례까지 이어서 살펴봅니다.

한눈에 보기

동물의 이동(migration)은 먹이, 번식 장소, 기후처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을 따라 규칙적으로 오가는 행동입니다. 이동은 에너지를 많이 쓰고 포식·탈진·사고의 위험도 크지만,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서로 다른 계통의 동물에서 이어져 온 것으로 설명됩니다. 이 글은 아래 일곱 종의 카드를 뼈대로, 이동의 이유와 길 찾기 단서, 종류별 비교, 그리고 실제 기록된 세 가지 사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동물은 왜 움직일까: 이동의 세 가지 이유

이동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묶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먹이입니다. 누와 순록은 풀이 자라는 시기와 장소를 따라, 귀신고래는 먹이가 풍부한 고위도 바다를 따라 움직입니다. 둘째는 번식입니다. 귀신고래는 새끼를 낳기 좋은 따뜻한 연안으로, 바다거북은 알을 낳을 해변으로, 연어는 알을 낳을 하천으로 돌아갑니다. 셋째는 기후와 일조입니다. 북극제비갈매기는 극에서 극으로 옮겨 다니며 두 반구의 여름을 번갈아 누린다고 설명됩니다. 한 종의 이동에 이유가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하려 하면 어긋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래 카드에서 각 동물이 어디에서 어디로, 어떤 이유로 움직이는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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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제비갈매기 - 지구상에서 가장 긴 이동 거리를 가진 새

북극과 남극을 오가며 한 해 동안 약 7만 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중 가장 긴 것으로 알려진 이동을 하는 철새입니다.

설명

북극제비갈매기는 북극권에서 번식한 뒤 지구 반대편인 남극 부근까지 이동해 겨울을 나고 다시 돌아오는, 왕복 약 7만 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긴 여정을 매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연구에 따라 추정 거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극에서 극으로 이동함으로써 두 반구의 여름철 풍부한 먹이와 긴 일조 시간을 번갈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평생 이동 거리를 모두 합치면 지구와 달을 여러 차례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다는 이야기로도 자주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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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크나비(제왕나비) -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대이동

북미 대륙과 멕시코 중부 산림 지대 사이를 오가는 장거리 이동을 하는데, 특이하게도 이동 전체를 한 개체가 아니라 여러 세대가 나누어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명

모나크나비는 가을이 되면 북미 북부 지역에서 멕시코 중부의 오야멜전나무 숲 지대까지 남하하는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왕복 여정 전체를 한 마리의 나비가 다 마치는 것이 아니라,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에 여러 세대의 나비가 바통을 이어받듯 나누어 이동을 완성한다는 점으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조상의 월동지를 후손 세대가 다시 찾아간다는 사실이 흥미로운 특징으로 소개됩니다.

🐃

누(윌드비스트) - 세렝게티의 대규모 원형 이동

탄자니아 세렝게티와 케냐 마사이마라 사이를 계절에 따라 순환하며 이동하는 대규모 무리로, 비와 풀을 따라 원형에 가까운 경로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명

동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누(윌드비스트)는 계절에 따른 강우 패턴과 풀의 상태를 따라 탄자니아 세렝게티와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 사이를 순환하듯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개체가 무리를 이루어 강을 건너는 장면은 야생동물 다큐멘터리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대표적인 광경으로 꼽힙니다. 정확한 개체 수나 이동 거리는 해마다 강우량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연어 -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회귀 본능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성장한 뒤,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독특한 생애 주기를 가진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명

연어는 민물 하천에서 알을 깨고 나온 뒤 바다로 나가 대부분의 성장기를 보내다가,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바로 그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회귀 행동은 후각을 이용해 자신이 태어난 하천 고유의 냄새를 기억하고 찾아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 널리 소개됩니다. 강을 거슬러 오르는 험난한 여정과 산란 이후 대부분 생을 마감하는 습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

귀신고래 - 포유류 중 손꼽히는 장거리 이동

북극해 부근의 먹이가 풍부한 해역과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의 따뜻한 번식 해역 사이를 오가며, 포유류 중에서도 손꼽히는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명

귀신고래는 여름철 먹이가 풍부한 북태평양 북부 해역에서 지내다가, 겨울이 되면 새끼를 낳고 기르기에 적합한 따뜻한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연안의 석호 지대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복 이동 거리는 연구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만 6천~2만 km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포유류 중에서도 손꼽히게 긴 이동을 하는 동물로 자주 소개됩니다.

🦌

순록(카리부) - 북극 툰드라를 가로지르는 육상 이동

북미와 북유럽의 툰드라·타이가 지대에서 계절에 따른 먹이 상황을 따라 대규모 무리를 이루어 이동하는 대표적인 육상 포유류입니다.

설명

순록(북미에서는 카리부라고도 불림)은 여름철 먹이가 풍부한 북쪽의 툰드라 지대와 겨울철 눈이 덜 쌓이고 먹이를 구하기 쉬운 남쪽의 침엽수림(타이가) 지대 사이를 오가며 계절 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리를 이루어 이동하는 습성 덕분에 포식자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설명되며, 이동 거리와 경로는 서식 지역과 무리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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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 -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오는 산란 회귀

암컷 바다거북은 부화한 뒤 수년에서 수십 년을 넓은 바다에서 보내다가, 알을 낳을 시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바로 그 해변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명

바다거북은 알에서 깨어난 직후 바다로 나가 오랜 세월을 대양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성체가 되어 산란기가 되면 놀랍게도 자신이 부화했던 바로 그 해변을 다시 찾아와 알을 낳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귀소 능력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가 자주 소개되며, 정확한 원리는 여전히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분야로 설명됩니다.

길은 어떻게 찾을까: 증거가 쌓인 두 가지 단서

이동하는 동물의 길잡이는 하나가 아닙니다. 태양과 별의 위치, 지구 자기장, 냄새, 지형이 종마다 다르게 조합되는 것으로 연구되어 왔고, 그중 두 사례가 특히 자세히 밝혀져 있습니다.

일곱 종 한눈에 비교

아래 표는 위 카드를 이동의 성격별로 다시 묶은 것입니다. 거리나 개체 수는 연구와 해마다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표에서 뺐고, 길 찾기 단서는 연구에서 제안된 것만 적었습니다.

동물이동의 성격주된 이유길 찾기 단서
북극제비갈매기극에서 극으로 가는 해양 조류의 왕복두 반구의 여름철 먹이와 일조연구 중
모나크나비여러 세대가 나누는 왕복월동지 기후, 번식연구 중
누무리가 순환하는 육상 이동강우와 풀강우·풀 상태에 반응(카드 설명 기준)
연어태어난 하천으로의 회귀산란하천 냄새 각인
귀신고래먹이터와 번식지 사이의 왕복먹이, 출산·육아연구 중
순록툰드라와 타이가 사이의 계절 이동먹이, 눈 상태연구 중
바다거북태어난 해변으로의 산란 회귀산란자기장 각인 가설

실제 기록으로 보는 세 가지 사례

사례 1. 1.4그램짜리 기록계가 밝힌 극에서 극까지의 길: 북극제비갈매기 (추적의 사례)

'북극제비갈매기가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해졌지만, 실제 경로를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Egevang 등 연구진은 북대서양 번식지의 새 11마리에 빛의 세기를 기록하는 무게 1.4g의 지오로케이터를 달고, 돌아온 개체에서 장치를 회수해 이동 경로를 복원했습니다. 결과는 2010년 《PNAS》에 실렸습니다. 한 해 이동 거리는 평균 약 7만 900km(개체별 약 5만 9500~8만 1600km)였습니다. 새들은 북대서양의 한 해역에서 중간 체류를 한 뒤 아프리카 또는 남미 해안을 따라 내려가 남극 주변 얼음 가장자리 해역에서 겨울을 났고, 돌아올 때는 적도 부근에서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비슷한 길을 택했습니다. 배울 점은 두 가지입니다. 이 수치는 소수 개체에서 얻은 값이라 종 전체의 평균으로 그대로 쓸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기록계가 작아진 덕분에 오래 전해진 이야기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사례 2. 숲의 면적으로 센 나비: 모나크나비 월동 개체군의 변동 (보전의 사례)

모나크나비는 멕시코 중부 산림에 빽빽이 모여 겨울을 나기 때문에, 마리 수 대신 나비가 뒤덮은 숲의 면적(헥타르)을 재서 개체군 규모를 가늠해 왔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기록상 가장 넓었던 1996~1997년 겨울에는 약 18헥타르였고, 2013~2014년에는 0.67헥타르로 가장 좁았으며, 세계자연기금(WWF) 조사에서 2023~2024년에는 0.9헥타르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면적은 개체 수가 아닌 대략적인 지표이므로 해마다의 수치를 정밀한 개수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이 나비의 왕복은 한 개체의 일이 아닙니다.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안은 여러 세대가 이어지고, 가을에 멕시코로 내려가는 세대는 보통 2~6주를 사는 일반 성충과 달리 7~9개월가량 사는 '므두셀라 세대'로 설명됩니다(미국 아칸소대학 농업지도기관의 설명). 이 세대는 번식을 미루는 생식 휴지(diapause) 상태로 긴 여정을 견딥니다. 그래서 월동지의 숲과 이동로 곳곳의 먹이식물 중 한 곳만 무너져도 이어달리기가 끊길 수 있다는 점이 보전 논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례 3. 댐이 사라지자 돌아온 연어: 미국 엘와강 (장애물 제거의 사례)

미국 워싱턴주 올림픽반도의 엘와강에는 20세기 초에 세워진 두 댐이 있어 연어가 상류로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두 댐이 철거되어 70마일(약 110km) 이상의 서식지가 다시 열렸습니다. NOAA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9월 조사에서 성체 왕연어(Chinook) 1,741마리와 산란장 763곳이 확인되었고, 2014년 9월에는 옛 밀스호 자리에서 약 한 세기 만에 처음으로 상류의 성체 왕연어 3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2024년 NOAA 관련 연구진의 후속 연구는 성체 왕연어와 스틸헤드의 분포가 넓어졌고 치어 수도 늘었다고 정리하면서도, 왕연어 개체군은 여전히 부화장 방류 개체의 비중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댐을 없애면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동 경로 자체를 되살리는 일이 회복의 첫 조건임을 보여 주는 사례이며, 모니터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직접 해 볼 수 있는 일

흔한 오해와 정정

아직 모르는 것, 논쟁이 되는 것

이동 수치의 상당수는 추적에 성공한 소수 개체에서 얻은 값이어서 같은 종의 다른 개체군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알래스카에서 호주 태즈메이니아까지 약 11일간 쉬지 않고 날았다고 보도된 큰뒷부리도요 한 마리의 기록은, 보도 당시 연구가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연구자도 '표본이 너무 적어 얼마나 대표적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이동 시기와 경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건축물과 인공 조명, 서식지 감소가 종마다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가 이어지는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동 경로는 어떻게 추적하나요?

다리에 고리(가락지)를 달아 다시 잡힐 때 위치를 기록하는 방법부터, 빛의 세기로 위치를 추정하는 지오로케이터, 위성·GPS 태그까지 쓰입니다. 지오로케이터는 가볍지만 장치를 회수해야 자료를 읽을 수 있고 위치 정밀도가 낮습니다.

철새와 텃새는 어떻게 다른가요?

철새는 계절에 따라 번식지와 월동지 사이를 이동하고, 텃새는 한 지역에서 사계절을 보냅니다. 같은 종이라도 지역에 따라 이동하는 개체군과 머무는 개체군이 함께 있을 수 있어, 종 이름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위험이 큰데도 왜 계속 이동하나요?

이동으로 얻는 먹이·번식 이익이 위험 비용보다 크면 이동하는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 그 성향이 이어져 이동이 유지된다고 설명됩니다. 이익이 줄어드는 환경에서는 일부 개체군이 이동을 줄이기도 합니다.

하천에 댐이나 보가 있으면 연어는 어떻게 되나요?

산란지로 올라가는 길이 막히면 번식할 수 있는 구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어도(물고기길)를 만들거나 엘와강처럼 댐을 철거하는 방법이 쓰입니다. 어도의 효과는 설계와 종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하천은 관리 기관의 조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동하는 동물은 왜 보호하기가 더 어렵나요?

번식지, 중간 기착지, 월동지가 서로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있을 수 있어 한 곳만 보호해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나크나비는 북미 여러 나라에 걸쳐 있고 철새도 여러 나라를 지나므로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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